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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기고] 한국뇌성마비복지회 김태섭 회장 뇌성마비장애인, 늘 치수 큰 옷을 입는 이유를 아십니까
  • 작성자 : 관리자
  • 등록일 : 2021년01월07일14시27분27초
  • 조회수 : 75
[기고] 한국뇌성마비복지회 김태섭 회장 뇌성마비장애인, 늘 치수 큰 옷을 입는 이유를 아십니까

 뇌의 손상이나 발육 이상으로 장애를 가진 뇌병변(뇌성마비) 장애인은 신체 변형 및 운동 기능 저하로 기성복 이용이 어렵다.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뇌병변 장애인의 약 72%는 장애로 인해 스스로 옷을 입고 벗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. 일부 의류업체에서 장애인을 위한 옷을 만들지만 옷의 종류와 수량이 매우 한정적이다. 뇌병변 장애인이 입고 싶은 옷을 고르거나 시간∙장소∙상황(TPO)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.

 어떻게 하면 장애인도 각자 취향에 맞게 옷을 골라 입을 수 있을까. 많은 고민과 논의가 오갔다. 그러던 중 서울시와 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가 ‘뇌성마비 아동의 의복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' 프로젝트를 시작했다. 이 프로젝트가 원동력이 되어 우리 복지회에서 ‘뇌병변 장애인을 위한 의복 리폼 사업’을 시범 실시했고, 2018년 한 해 동안 108벌을 만들었다. 사업을 시작했다는 의의는 있지만 재원에 한계가 있고 장애인 의복 문제를 개선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점이 많았다.

 더 많은 장애인에게 혜택을 제공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했다. 기성복을 확보하면 더 많은 리폼 의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의류 회사 이곳저곳의 문을 두들겨봤지만 협약이 성사되기 어려웠다. 뇌병변 장애인 누구나 혜택을 보려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입을 수 있는 브랜드여야 했기 때문이다.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우리의 취지를 이해하는 한 업체를 만났다. 일상복으로 유명한 유니클로였는데, 내의에서 외투까지 다양한 옷이 있고 성별이나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딱 맞았다. 업체 역시 옷으로 소외 계층이 더 나은 일상을 살도록 돕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.

 장애인 의류 리폼 지원 사업은 참가자 개개인의 신체 특성과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장애인 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보조공학사와 10년 이상 의류 수선 경력을 지닌 재단사가 함께 한 명 한 명 상담 과정을 거쳐 맞춤형으로 수선 방향을 정한다. 기업이 힘을 보태며 시범 사업 때보다 더 많은 장애인이 혜택을 받았다. 2019년에 서울에서만 400명이 넘는 장애인이 참여했고 올해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까지 지역을 확대해 800여 명이 맞춤형 리폼 의류를 받게 됐다.

 이 사업에 참여한 장애인들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리폼하여 몸에 잘 맞는 옷을 입고 편안함을 느낀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옷을 선택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. 옷을 입고 벗는 게 불편한 장애인은 편의를 위해 본인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거나 신축성 좋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, 양팔 관절이 굳어 입기 힘들었던 패딩을 리폼을 통해 쉽게 입고 난생처음 청바지도 입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. 그뿐만 아니라 리폼된 셔츠를 잘 차려입고 가족 결혼식에 참가할 수 있어 기뻤다는 사연도 있었다. 리폼 의류로 의생활이 나아진 건 물론이고 입고 싶은 옷을 입어 자신감까지 생겼다는 참가자 피드백을 통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.

 누구나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권리가 있다. 옷을 선택할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뇌병변 장애인에게 본인이 입고 싶은 옷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.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대다수 장애인이 옷을 고를 때 개인의 취향이나 상황을 반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. 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로 인해 옷을 ‘골라’ 입을 권리를 포기하지 않도록 리폼 사업과 같은 의미 있는 움직임이 지속되고, 나아가 기업은 물론 정부도 장애인의 의복 선택 권리에 대한 논의와 지원을 추진하길 기대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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